토마토에 설탕을 뿌려먹으면 안좋다고 한다. 

거기에 덧붙여 그렇게 먹을거면 먹지 말라고도 한다. 

누가 시작한 건진 몰라도, 참 근거 없는 고통 만능론에 근거한 것 같다. 

고통 만능론이란, 무언가 결실을 가져다주는 건 행운도, 능력도, 상황도 아니고 그저 '보람'이라는 것이다. 

보람은 개인의 고통에 대한 인내에서 온다. 

그러니까, 어떤 인내를 거쳐 얻어진 것만이 합법적이고 탈없고, 뒤끝없고, 후환없는 결실이라는 어떤 미신이다. 

 

그래서 그들은 사실 설탕과 함께 먹는 경우 토마토의 영양성분 중 극히 일부 종류만을 파괴할 뿐임에도, 설탕과 함께 먹을 바에야 먹지 말라고 하기도 한다. 

 

과학적 근거는 때로는 좋은 구실일 뿐이다. 그들은 사실 그 내용이 어떤건지 잘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선동할 껀덕지만 되면 된다. 자신들의 미신적 신념에만 끼워맞출 수 있으면 된다. 

 

회사에서, 더 나은, 좋은 방법으로 일을 편하게 하는(아마 컴퓨터를 잘 활용한 것같다) 후임에게 그렇게 쉽고 편하게 일해서 무슨 보람이 있냐고 나무라는 선임자에 대한 이야길 들은 적이 있다.

 

일종의 자기보호일 것이다. 자신의 행적이, 헛짓거리가 아니었음을, 자신의 되돌릴 수 없는 인생의 행적들이 보람차야만 함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다. 

 

인생을 살며 머리가 나빠서든 아니든 일단 쓴맛을 겪고 지나온 사람들은 쓴 맛을 남에게도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 모두가 쓴맛을 겪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이 꼭 나빠서는 아닐 것이다. 단지 자신이 무너지기 싫은 여린 마음에서 오는 방어기제겠지. 

 

아무튼, 토마토를 안먹는 것보다는 토마토에 설탕이라도 뿌려서 먹는 게 더 낫다. 

그냥 먹거나 소금 뿌려서 먹는 게 아니라 설탕 따윌 뿌려 먹을 거면 안먹는 게 더 낫다는 말은 거짓말이란 거다.

 

물론 설탕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뿌린다면 그건 좀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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